철학자 강신주는 젊은 시절 『장자』로 박사 학위를 받았고, 20여 년간 장자의 사유를 숙고하여 수 권의 장자 책을 출간한 바 있다. 그런 그가 다시 한 번 『장자』를 지금 시대에 꼭 필요한 철학서로 꼽은 이유는, 『장자』가 쓸모 과잉 시대에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삶의 긍정성과 자존성을 되찾게 하는 가장 강렬한 텍스트인 까닭이다.
철학자 강신주는 장자를 크게 세 가지 관점으로 정의한다. 장자는 ‘무용(無用)의 철학자’다. 2,500년 전 중국 전국시대(戰國時代, BC 403~BC 221)는 부국강병이라는 슬로건 아래에서 모두가 자신의 쓸모와 존재를 증명하던 시절이었다. 인재 논리가 팽배했던 시절에 장자는 유일하게 ‘쓸모없음의 철학’을 역설했다. 장자는 ‘타자(他者)의 철학자’다. 장자는 동양에서 최초로 ‘타자’를 발견하고, 타자와의 관계를 고민했다. 마지막으로 장자는 ‘문맥주의자’다. ‘모든주의’ ‘절대주의’를 경계하고 세계는 하나가 아니라 다양하고 복잡한 문맥들로 구성되었음을 알았다.
『강신주의 장자수업』(총 2권)은 이 세 가지 관점을 큰 축으로 2,500년 전국시대와 21세기 한국 사회를 넘나들며 가성비와 효용에 갇힌 세계가 우리를 얼마나 좀먹고 있는지 그 심각성을 일깨운다. 나아가 장자의 핵심 철학을 바탕으로 우리의 자존성과 삶의 주권을 되찾을 힘을 강하게 펌프질해 맥동 치게 한다.
이 책은 EBS 방송 프로그램 〈강신주의 장자수업〉(2023년 10월 23일 방송)과 동시 기획되어 출간 및 방송된다. 〈노자와 21세기〉(1999, 김용옥) 〈현대철학자, 노자〉(2013, 최진석)에 이은 10년 만에 이뤄지는 EBS 철학 대기획 프로그램이다.
2. (…) 이는 자기와 같은 사람을 기르는 방법으로 새를 기른 것이지, 새를 기르는 방법으로 새를 기른 것이 아니다. <지락(바닷새이야기)> 3. (…) 사람이 자신을 비우고 세상에 노닐 수 있다면, 그 누가 그를 해칠 수 있겠는가! <산목(빈 배 이야기)> *소유욕은 자의식과 함께한다. 자신을 비우고(소유욕, 목적의식/유위) 세상에 노닐어야 한다. /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이 생각났다. 욕심은 집착을 부르고, 집착은 살의를 부른다. 5. (…) 끌질이 너무 느려서도 안 되고 너무 빨라서도 안 된다는 것을 저는 손으로 느끼고 마음으로 대응할 수 있을 뿐, 입이 있어도 말로 옮길 수 없습니다. (…) 옛사람은 자신이 전할 수 없는 것과 함께 이미 죽었습니다. 그렇다면 공께서는 지금 옛사람들의 찌거기를 읽고 있는 게 아닙니까! <천도(윤편 이야기)> *권위에 의존하지 않고 본인만의 방법을 터득해야 한다. 7. (…) 능력을 발휘하면서도 자신이 능력자라고 생각하는 마음을 버린다면, 어디에 간들 아낌을 받지 않겠는가! <산목(미인 이야기)> *모든 존재는 허영의 존재다. 비교 우위에 있고자 한다. 타자의 욕망을 욕망한다. 11. (…) 요임금이 천하의 사람들을 다스리고 바다 안의 정치를 평정했다. 그런데 막고야라는 산, 분수의 북쪽에 살던 네 명의 선생을 만나고 나서, 그는 멍하니 천하를 잃어버리게 되었다. <소요유(네 선생 이야기)> *외부성/타자성을 경험(내부성/주체성의 발견) 12. 설결이 스승 왕예에게 물었다. “선생님께서는 외물에서 누구나 옳다고 동의할 수 있는 측면을 알고 계십니까?” “내가 그것을 어떻게 알겠나!” “선생님께서는 선생님 자신이 알지 못한다는 것을 안은 것 아닙니까?” “내가 그것을 어떻게 알겠나!” “그러면 외물이란 알 수 없다는 겁니까?” “내가 그것을 어떻게 알겠나!” (…) <제물론(동시 이야기)> *표상과 물자체 부정. 역설적으로 표상과 물자체를 상정하지 않았을 때 인식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