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미술사의 대표적 화가 여덟 명의 전기로 단순한 화가의 연대기가 아닌 그 예술적 성취를 인생 역정 속에서 살펴본 책이다. 미술사학자로 유명한 저자가 <역사비평>에 '조선시대 화가들의 삶과 예술'이라는 제목으로 연재했던 글들을 엮은 것으로 연담 김명국, 공재 윤두서, 단원 김홍도, 추사 김정희 등 한국회화사에서 중요한 인물들의 이야기를 다루었다. 원색 도판 사진과 더불어 저자 특유의 맛깔나는 이야기 전개로 우리 미술의 거장들을 새롭게 접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저자는 우리가 겸재 정선이나 단원 김홍도 같은 위대한 우리 화가들의 일생에 관하여 알고 있는 지식이 불과 서너마디에 지나지 않으며, 어쩌면 반 고흐나 피카소 같은 서양 화가보다 모른채 살고 있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그의 일침에 뜨끔하지 않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이 책은 이러한 부끄러움으로부터 떳떳하게 해주며 동시에 물 흐르듯 편안한 글읽기의 즐거움까지 선서할 것이다.
"인문학의 줄기는 문화사이고, 문화사의 꽃은 미술사학이며, 미술사학의 열매는 예술가의 전기"라는 저자의 신념에 공감할 수 있는 반가운 책이다.
"호생관 최북과 거의 동시대를 살며 진경산수나 속화가 아닌 문인화풍으로 일관한 현재 심사정, 능호관 이인상과 비교해 보면 이들 3인은 모두 세상으로 버림받은 사람들이었다. ... 이들이 진경산수와 속화보다 문인화풍의 관념산수에 더욱 천착한 것은 어찌 보면 모순같고, 이해하기 힘든 측면도 있다. 그러나 진경산수와 속화는 현실을 보는 긍정적 시각이 있거나 현실 속 기꺼이 개입할 마음 자세가 있어야 다룰 수 있는 장르이다. 그렇지 못한 이들로서는 차라리 관념의 세계가 자신의 처지를 담아내는 데 맞았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