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아무것도 아닌 것 같다면 당신은 세상을 정확하게 느끼고 있는 것이다 모든 비딱하고 남루하고 어정쩡한 삶에게, 불행과 고통을 온몸으로 감각하는 이들에게 있는 힘껏 응답하는 미학자의 시적 에세이
삶은 고통스러운데 왜 우리는 여전히 살아 있어야 하는가. 인생이란 과연 살 만한 가치가 있는가……. 우리에게도 한 번쯤 불현듯 다가왔던 물음들이다. 다만 그것이 오래가지 못했을 뿐. 예민한 사람이라면 몇 번이고 다시 찾아오는 물음일 수도 있다. 그리고 여기에 저자가 이어 붙이는 질문들. 예술가는 왜 이상하고 그들의 말은 왜 우리 귀에 잘 안 들리는가, 상처는 왜 아름다운가, 왜 문제가 곧 가능성이 되는가, 왜 고통의 전시가 사람을 성장시키는가……. 저자는 이 두 계열의 물음이 다르지 않은 것임을, 모두가 예민한 존재들의 언어임을 보여주고자 한다.
미학자이자 비평가인 양효실은 강단에서 오랫동안 학생들과 함께 예술작품을 보고 시를 읽었다. ‘학생들이 더러운 말을 쏟아내는 수챗구멍’이 되고 싶은 그녀는 삶 자체를 예술로 빚어 낸 이들의 작품을 통해 학생들과 거듭 대화를 시도했다. 이내 인문대 선생의 임무를 좌절시키는 말들, 결코 아무 데서나 쉽게 들을 수 없는 말들, 아픈 말들이 불쑥불쑥 터져 나왔다. “공부를 잘하면 행복해진다고 하는데 행복이 뭔지 모르기 때문에 공부를 안 해요”라고 말하는 학생 앞에서, 도덕에 물들지 않은 사람들 앞에서 그녀는 온몸을 떨었다. 더 아프고 더 분노하고 더 질주하는 이들의 반응이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온몸으로 불행과 상처를 받아 안으면서도 막연하게 품고 있을 수밖에 없었던 그 고통을 언어로 만들어 그것을 전시하고 노래하고 즐기는 자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불구의 삶, 사랑의 말』은 제대로 성장하지 못한 어른들, 겉모습은 어른이지만 자신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지 못하는 사람들, 자신만큼이나 약한 이들을 학대할 뿐 여전히 화해하거나 사랑할 줄을 모르는 이들을 위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