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월간 <작은책>이 2008년 특집으로 기획한 <일하는 사람들의 눈으로 세상을 보자>라는 제목의 강좌 내용을 엮은 것으로, 우리 시대 ‘불온한 저자’들과 ‘불온한 청중’들의 생생한 강연 내용과 질의, 응답을 담고 있습니다. 지난해 출간한 《왜 80이 20에게 지배당하는가?》의 두 번째 시리즈 입니다. 역사(한홍구), 삶의 태도(강수돌), 노동(김진숙), 외교(이철기), 인권(배경내), 생명(윤구병)이라는 여섯 가지의 다양한 주제를 가지고, 우리 사회의 다수인 일하는 사람들이, 2MB정권 하에서 반드시 알아야 할 우리 시대 ‘진보의 교양’을 담고 있습니다.
“한홍구, 강수돌, 김진숙, 이철기, 배경내, 윤구병이 입으로 푼 1%가 지배하는 대한민국 이야기”
이 책은 한국 근현대사 전문가 한홍구, 삶의 질을 고민하는 강수돌, 노동운동의 산증인 김진숙, 외교 전문가 이철기, 청소년 인권의 전도사 배경내, 철학자이자 농사꾼인 윤구병의 1%가 독식하는 대한민국의 이야기를 통해 양극화에 대한 진단과 극복을 위한 모색, 삶의 질 개선과 진보의 새로운 출발을 위한 대안들을 담고 있습니다.
“2MB 시대를 극복하기 위한 6가지 진단”
진단 1 (한홍구) 촛불을 처음 든 이 아이들이 어떤 아이들입니까? 우리처럼 옛날에 민주화운동은 했건 뭐 노동운동을 했건 그런 운동을 한 사람들이 요즘 그 여중생, 여고생들을 몇 달 전까지 어떻게 생각을 했습니까? 쉽게 얘기해서 개념 없는 아이들이라고 생각했죠. 민주주의나 그런 거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도 없이 도대체 무슨 생각을 갖고 사는지 모르겠다, 이렇게 한참 깔봤었던 그 아이들이 촛불을 든 겁니다.
진단 2 (강수돌) “노동자들도 부자처럼 살게 해 줘요”와 같은 요청은 냉철히 보면, 미래의 전망이 없는 잘못된 욕구예요. 그리고 “일자리 늘려 주세요” 하는데, 도대체 ‘어떤’ 일자리인지가 중요해요. 사람과 자연을, 공동체를 살리는 일자리여야 하는데 생산성이라는 이름 아래 자연과 공동체를 파괴하는 일자리를 아무리 늘려도 소용 없지요. 오히려 늘리면 늘릴수록 망가집니다. 아이들 미래가 없어집니다.
진단 3 (김진숙) 1750명한테 복직 명령이 떨어졌는데 돌아온 사람은 1600명이 채 안 됐답니다. 그나마 50명은 생사가 확인됐어요. 그 해고돼 있는 기간에 대리운전 하다가 죽은 사람이 몇 사람, 이른바 노가다를 하다가 죽은 사람이 또 한 몇 사람, 그리고 그 기간 동안 이혼을 하고 가정이 완전히 풍비박산이 나고, 그리고 영혼도 풍비박산 나서, 자동차를 만들 수도 없을 만큼 영혼이 파괴된 사람들이 또 열 몇 사람. 그런데 나머지, 100여 명은 생사도 확인이 안 됐습니다. 어떤 연락도 안 되는 거예요. 저는 아마 그 사람들이 노숙자가 되어 있지 않을까? 짐작할 뿐입니다.
진단 4 (이철기) 우리의 안보 정책과 외교 정책이 지금처럼 미국에 전적으로 의존하거나 편입되어서는 안 돼요. 미국이 중요하지만, 미국 뿐만이 아니고 러시아도 중국도 똑같이 중요해요. 우리의 외교 안보 정책을 균형화하고 다변화해야 해요. 이런 매우 중요한 시점에 있어요.
진단 5 (배경내) 여러분은 양심의 자유가 있습니까. 있죠. 두 살짜리 아이에게 양심의 자유는 어떤 의미를 가질까요. 낯선 질문이죠. 하지만 생각을 해 봐야 된다는 거예요. 우리는 종교의 자유를 누리고 있습니까? 그럼 유아 세례는 어떻게 볼 것인가, 이렇게 생각해 보는 거예요. 일단 청소년 인권을 얘기할 때 학교부터 얘기를 안 할 수가 없을 것 같은데요. 여기 오신 청소년들 보면 교복을 입고 오셨지요. 이름표가 어떻게 되어 있습니까? 박음질이 되어 있죠. 청소년들에게만 가능한 이야기입니다.
진단 6 (윤구병) 진정한 만남은 밥통을 통해서 만나는 겁니다. 밥통 속에서 만나는 겁니다. 먹고 먹히는 것, 그러니까 생체 보식을 우리가 아침 점심 저녁으로, 우리가 음식을 먹을 때 다른 생명들의 생체 보식을 받는 것입니다. 자기 목숨을 바쳐서 우리를 먹여살리는 것입니다. 이것이 자연 속에서 서로 먹이사슬이라고도 이야기하고, 여러 말로 불려지기도 하지만 이 ‘만남’이라는 것이 그렇게 엄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