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곧게 뻗고 다니던 몸이 웅크린 채로 후들거리는 것을 보니 쾌감이 배가 되었다. 성도는 소리 없이 웃었다. “너는 몰라도 돼. 알아야 할 것만 알면 돼.” “알아야 할 게… 으음, 뭔데?” “나랑 헤어질 수 없다는 것.” 열기가 스미기는 했지만 성도의 낮은 목소리는 따스한 볕 옆에 드리운 그림자의 서늘함에 더 가까웠다.
성도와 누웠던 침대가 있고 치열하게 싸우고 증오하고 사랑했던 기억들이 얼룩처럼 곳곳에 묻어 있었다. 뒤로는 빽빽한 산림과 앞에는 축축한 물안개가 올라오는 호수 사이에 숨겨진 별장은 성도와 우진의 것이다. 이 눈 덮인 아름다운 소돔성은 온전히 둘만의 요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