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기자로서의 회한, 인간으로서의 비애, 시민으로서의 윤리가 교차하는 내면의 기록이다. 언론이라는 현장을 떠나 삶의 한복판으로 깊숙이 들어간 그는 속보도 마감도 독촉도 없는 무용한 시간 속에서 낙담과 희망, 욕망과 윤리,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끝내 떨치지 못한 화두들을 마주한다.
우리가 품었던 꿈과 저지른 실패에 대하여, 우리를 더 현명하게 만드는 세계의 비참과 슬픔에 대하여, 필연적인 패배 앞에서 아름답게 몰락하고 싶은 마음에 대하여, 그리고 다만 인간으로서 조금은 숭고하길 바라는 마음에 대하여. 지극히 개인적인 자리에서 시작된 고백이되 자기연민에 그치지 않는 이 글들은 냉철한 현실 인식과 세계에 대한 예민한 감각, 그리고 언제나 뜨거운 피와 살을 지닌 인간의 것이었던 그의 문장에 수많은 독자들이 열광한 이유를 다시 한번 증명해 보이며, 빠른 판단과 즉각적인 반응이 모든 것을 압도하는 시대에 더더욱 빛을 발하는 느리고 단단한 사유의 힘을 새롭게 확인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