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시티투어버스를 탈취하라'로 창비신인소설상을 받으며 혜성처럼 등장한 최민석 작가는, 2012년 <능력자>로 '오늘의 작가상' 트로피에 당당히 자신의 이름을 새겨 넣는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때는 바야흐로 2014년 가을, 그는 한 예술 기관의 지원으로 2014년 10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베를린 자유대학에 머물렀다.
그 90일 동안 그는 하루도 빠짐없이 일기를 썼고, 매일매일 자신의 SNS에 올렸다. 당시 그의 글을 읽은 독자들 사이에 '최민석 일기체'가 유행할 만큼 큰 화제를 모았고, 그때 그 일기를 모은 것이 바로 이 책 <베를린 일기>다.
인터넷도 잘 되지 않고, 가는 곳마다 ATM기가 작동하지 않으며, 드라이기는 고장이 나고, 기차는 매번 연착하는가 하면, 온수가 나오지 않아 찬물로 샤워를 하고, 술에 취해 택시를 타고 아우토반을 달리며, 물건을 살 때마다 호갱님이 되고 마는, 우리들의 좋은 친구(好舊), 호구 최민석 작가는 마침내 베를린에서 아시안 호구를 넘어 국제 호구로 등극하게 된다.
웃음 폭탄, 항문발모형(울다가 웃다가 어딘가에 털이 나는) 소설 등의 수식을 달고 다닐 만큼 재미있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울 최민석 작가의 타고난 이야기꾼으로서의 매력은 <베를린 일기>에서 유감없이 발휘된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최민석 작가! 를 더 좋아하게 만들어준 책이다. 이제 그의 어떤 책이든 무조건 믿고 읽을 수 있다. 그동안 작가님의 소설만 읽었고 에세이는 이 책이 처음이었다. 소설 속에서 흘러나오던 문체의 매력이 작가님 자신의 이야기를 100프로 담으니 향이 더 짙었다. 그리고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고.. 책에 사진도 많고 내부 디자인도 감각적이라서 좋았다. 오랜만에 소장하고 싶은 책이다.
출퇴근이 줄거웠던 기간. 나도 저렇게 맛깔나게 글을 쓰면 좋겠다고 생각하게 한 책. 그의 다른 책도 읽어보고 싶어지게 한 책이다. 책방소리소문의 블라인드북으로 샀다. 좋은 경험이었다. 아, 그리고 the first book i finished reading i 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