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로 일한 지 이제 1년이다. 정식 단행본도 아니고, 타킷 독자가 성인이 아닌 책을 편집하고 그에 따르는 부가 자료들을 만지기 때문에 회사에서도 나에게 그렇게 대단한 한국어 실력을 요구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교정자에게 원고를 보내고 돌려 받을 때, 원고가 빨간색 투성이면 힘이 빠질 때가 많다. 나는 나름 고치고 정리한다고 정리했건만, 그렇게 내 문장이 이상하단 말인가? 인정하는 것은, 교정자 없이 편집자(나)가 교정까지 혼자 다 했어야 했다면 내가 만든 책을 쓰레기나 다름 없었을 것이다.
아무튼, 그래서 이 책을 읽었다. 소설 식으로(?) 쓰여져 있어서 너무 공부하는 느낌이 나지 않아서 좋았다. 그리고 주고 받는 이메일 속에 내가 하는 고민이 어느 정도 담겨져 있어서 공감하며 읽을 수 있었다. 저자의 답변도 이해가 되었다.
문장 예시들도 큰 도움이 되었다.
다만, 마지막에 고인의 부인이 고인인 척 이메일을 보냈다는 것을 안 후 저자의 답장은--내가 오해했는 지도 모르겠지만, 아마 그게 사실일 거지만--꽤나 도발적이고 불쾌했다. 비아냥 조로 들렸다. 그래서 별 하나 뺐다.
하지만 이 책 덕분에 글을 읽고 다듬을 때 최대한 간결하고 쉬운 문장으로 만들려고 하고, 그래서 좀 나아지기는 했다. 여전히 원고에 빨간색은 상당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