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은 사회를 반영하고, 가족 내에서 사회의 비극이 되풀이 된다는 지점에서 ‘정상가족 이데올로기’의 부조리를 다양한 사례들과 연구 결과를 통해 드러내는 책. 18년 경력의 기자 생활과 세이브더칠드런에서의 6년에 걸친 경력 활동가 생활을 바탕으로 사회 시스템 차원에서 원인을 분석하고 한국 사회가 나아가야할 지점에 대한 고민을 담았다.
특히 사회적 사각지대라 볼 수 있는 아동 인권의 문제를 가족과 가족주의에 관한 문제로까지 서사를 확장시켜 나간다. 가족주의와 정상가족 이데올로기라는 거대 담론이 사실은 사회가 만들어낸 구성물임을 밝히고 이러한 담론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어떻게 우리 일상에 반영되었는지를 살핀다.
아동 인권을 위해서 한국 사회가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가에 대한 책인데, 저출산 문제에 대한 챕터가 가장 관심이 갔다. 저자는 우리 시대 최대의 역설은 "여성의 경제활동 수준이 낮은 국가일수록 출산율이 낮다"는 것이라고 한다. 교육, 의료, 주택 등의 문제를 모두 가족이 해결해야 하고 국가의 역할이 작은 나라 - 즉, 가족책임주의가 강한 나라일수록 가족의 형성이 지체되는 경향이 있다. 가족주의 전통이 강하게 남아있고 공적 돌봄 정책이 취약한 남유럽 국가들은 출산율이 낮은 반면, 돌봄 정책이 발달한 북유럽 국가들은 출산율이 높다고. 이 책에 따르면 스웨덴은 천국인 것 같은데 정말일까? 사회적 약자 집단 중 가족주의가 강한 한국에서 여론의 지지를 가장 받지 못하는 집단이 동성애자이고, 그 다음이 미혼모라는 것도 기억에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