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여러 권의 책을 통해 인문학과 공학의 결합을 설파해 온 새뮤얼 플러먼은 “엔지니어에게 교양을 가르치는 교육이 엔지니어의 삶의 질을 높이고 공학의 건전한 발달에 기여하고 사회를 보존하고 살찌울 것”이라고 주장한다.
현대를 살고 있는 엔지니어라면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나 괴테의 <파우스트>가 지겨울 테지만, 파우스트가 마침내 발견한 ‘완전한 만족의 순간’이 ‘수로를 건설하고 땅을 간척하는’ 엔지니어로서의 삶에서 나왔다는 사실을 지적하는 저자의 모습은 즐거워 보인다. 저자는 역사의 중요한 순간에 ‘기술’이 얼마나 의미심장한 역할을 했는지, 음악에 공학이 얼마나 핵심적인지, 사실은 철학과 과학과 공학이 얼마나 미묘한 관계인지 꾹꾹 눌러 가며 강조한다.
엔지니어로서, 인문학이라는 세계가 궁금하지만 접점을 찾지 못해 비슷한 책을 들었다 놓았던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대단히 반갑고 고마울 책이 틀림없다. 그러나 이 책이 그저 엔지니어만을 위한다고 볼 수만은 없다. 기존의 인문학 안내서를 본 독자라면 오히려 이 책은 신선한 자극이 될 것이다. 인문학자의 인문학 안내서와 달리 공학자의 눈으로 보는 인문학은 참신하고, 의외의 발견들을 안겨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