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건축가로 촉망받았으나, 악재가 겹쳐 전락한 상태로 살고 있던 스물 넷, 소부용. 12살때부터 한 남자가 나오는 악몽을 꿔온 그는 정신병원에서 퇴원하던 날, 예상치 못한 의뢰를 받는다. 의뢰인을 만나러 간 부용은 의뢰인 송여고의 목소리가 악몽 속 남자의 목소리와 똑같다는 사실을 알게되고, 송여고는 그에게 모종의 거래를 제안하는데......
“악몽이라도 꿨나?”
남자가 일어섰다. 장신이었다. 큰 키의 사내가 우뚝 서 창 앞을 가리자 아직 남아 있던 하늘의 붉은빛이 꼭 빛무리 같이 번져 보인다. 대답하는 대신, 부용이 물었다.
“누구?”
남자가 대답했다.
“송여고.”
아연해지는 대답이다. 그런데 묘하게 낯설지 않았다. 답뿐만이 아니라 목소리 역시 그랬다. 송여고. 부용은 속으로 사내의 이름을 되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