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가 한국 현대사에서 돌이키고 싶지 않은 아프고 부끄럽고 혼란스러운 시기인 것과 마찬가지로, 독일강점기는 프랑스 현대사에서 가장 고통스럽고 수치스럽고 복잡하고 분열적인 시기다. 분명 대처 방법은 달랐다. 9만 8,000명과 14명 사이의 간극은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그러나 ‘강점기’의 기억이 끊임없이 환기되고 분출되고 재분출되고 있다는 점에서는 그리 다르지 않다. 우리나라에서는 얼마 전 현 대통령의 동생의 일제강점기 관련 망언을 두고 논란이 벌어졌다. 프랑스에서는 2014~15년 파리 도심 한복판에서 ‘독일강점기 대독협력’을 가리키는 〈협력〉 전시회가 열려 독일강점기에 대한 기억을 되살렸다. 여전히 지속되는 ‘미완’의 과거사다. 여러 해 전부터 독일강점기 프랑스의 대독협력과 레지스탕스 및 전후戰後의 과거사 청산 문제를 연구해온 이용우 교수(동덕여자대학교 국사학과)는 《미완의 프랑스 과거사―독일강점기 프랑스의 협력과 레지스탕스》에서 바로 이 프랑스의 “지나가지 않은 과거” 독일강점기에 주목한다. 저자는 대독협력자와 그에 대한 처벌 문제(1부), 홀로코스트와 그에 대한 비시 정부의 협력 문제(2부), 나치 독일과 대독협력자들에 맞서 싸운 레지스탕스 관련 문제(3부) 등을 살피면서 독일강점기 프랑스 과거 청산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심화시킨다. 나아가 이러한 연구가 우리에게도 여전한 ‘과거사 청산’ 문제에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한다. “과거사 청산은 우리에게도 낯익은 문제다. 물론 일제강점기 점령과 협력의 기간, 정도, 성격은 이 지구 반대편 나라와 매우 다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우리 사회의 과거사 청산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 정당화되지는 않는다. 이 책이 한국 사회의 과거 청산 문제 해결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