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옹호로서의 글쓰기”를 화두로 연구공동체 수유너머R과 학습공동체 가장자리에서 글쓰기 강좌를 진행하고 있는 은유의 글쓰기론이다. 글을 쓰기 시작했을 때 누구나 맞닥뜨리게 되는 문제들, 고민들, 깨침들에 관한 이야기와 지난 4년간 글쓰기 수업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그 섬세한 변화의 과정을 담았다. 특히 ‘안다는’ 것보다 ‘느끼는’ 것에 굶주린 이들을 위한 글쓰기, 그리고 ‘나’와 ‘삶’의 한계를 뒤흔드는 책읽기, 인간에 대한 이해를 돕는 ‘르포와 인터뷰 쓰기’를 중심으로 풀어냈다.
“독서를 품고 있는” 글쓰기 수업은 감수성의 근육을 키우고 타인의 고통에 감응하는 능력을 되찾는 데 집중한다. 이를 위한 방법으로 저자는 시 낭독과 암송, 독서, 합평 등의 독특한 수업 방식을 소개한다. 각기 다른 삶의 배경을 가진 이들이 모여 시를 낭독하고 외우고 느낌을 말하고, ‘함께 읽기’를 통해 생각을 확장해나가는 과정은 ‘감응할 수 있는 신체’로 거듭나기 위한 과정이다.
자기 탐구와 자기 정리가 어느 정도 이뤄지고 나면 타인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마음의 자리가 생긴다. 저자는 나의 언어로 타인의 삶을 번역하는 ‘르포와 인터뷰 쓰기’를 제안한다. 특히 이야기가 사라지는 시대, 관계가 단절되는 시대, 인터뷰는 서로의 삶을 보듬고 지탱하는 좋은 매개가 된다. 부록에 수록한 노동 르포와 인터뷰 두 편은 학인들이 직접 쓴 글로 누군가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일의 가치와 아름다움, 그리고 고귀한 기록 작업으로서의 인터뷰의 진가를 확인하게 해준다.
이전에 읽었던 글쓰기 책들과 다르게 사회와 나의 관계 속에서의 글쓰기를 이야기해서 좋았다. 내 기준으로는 조금 지나치게 감성적인 부분들이 있어서 거리감이 느껴지기도 했지만, 그리고 수업에서 다루는 교재의 70% 정도가 남성 작가 책이라서 아쉬웠지만, 다시 한 번 읽고 정말 수업 듣는 것처럼 따라해보고 싶어지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