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2년 2월 일본 하야카와쇼보에서 출간되는 미스터리 전문 월간지 《미스터리 매거진》에 신인 작가 송시우의 데뷔작 〈좋은 친구〉 전문이 번역 소개되어 화제가 되었다. 《미스터리 매거진》은 올해로 700호 출간을 맞이하는 유서 깊은 잡지로, 일본 신본격 미스터리의 거장 시마다 소지가 중심이 되어 기획한 특집 기사 ‘아시아 미스터리로의 초대’에서 송시우 작가는 한국 미스터리의 젊은 기대주로 소개되었던 것이다.
장르소설의 문법과 한국적 리얼리즘의 성공적인 만남으로 평가받고 있는 《라일락 붉게 피던 집》은 우리 장르문학의 가능성, 그중에서도 한국형 미스터리 소설의 방향성을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다.
《라일락 붉게 피던 집》은 미스터리 독자뿐만 아니라 1980년대에 어린 시절을 보낸 30~40대 독자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소박하면서도 일상적인 소재로 친근하게 다가온다는 점이 새롭다. 또한 사건의 나열에 집중하기 보다는 사건에 개입할 수밖에 없었던 인물 하나하나의 사정을 묘사하여 마치 TV 드라마를 보는 것 같은 생동감을 독자에게 선사한다. 뉴스나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극악한 범죄가 아닌 평범한 사람들의 주변에서 일어났을 법한 이야기를 다룬 《라일락 붉게 피던 집》은 내게도 그들처럼 미스터리한 일이 있었던 것은 아닐까 되돌아보게 되는 일상 미스터리의 대표작으로 기억될 것이다.
추리소설 같지 않은 독특한 구성의 추리소설. 뛰어난 명탐정도, 극악무도한 악당도 등장하지 않은 채 평범한 이웃을 배경으로 오래 전 추억을 되돌아 가며 의문을 조금씩 벗겨 나가는 과정이 흥미롭다. 주인공이 추억 여행을 시작하지 않았더라면 마지막 살인 사건은 일어나지 않았을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