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지금 대체 왜 생애를 반복하고 있는 거죠? “우리의 마지막 싸움에서 네가 약속했기 때문에.” 이아나는 회귀 전 죽어 갈 때 그에게 내뱉었던 한마디를 떠올렸다. 생의 지표가 된 그 맹세. “다음 생에는 너의 적이 아닌 너의 기사가 되리.” 기억 속의 말과 입에서 저도 모르게 튀어나온 한마디가 겹쳐졌다. 아르하드의 얼굴에 희열이 불붙듯 확 번졌다. 이아나는 숨이 막혔다. 겨우 그 말, 동정처럼 던져 줬던 그 말 한마디 때문에. “너는 정말로 약속을 지켰어. 내 기사가 되어 내 곁에 있어 줬어.” 그 말대로 이아나는 약속을 지켰다. 대신 아르하드는 모든 것을 버렸다. 드높은 황제의 자리도. 산더미처럼 쌓아 두었던 금은보화도. 제 발아래에 두었던 대륙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