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바둑 기사 이명. 승리를 기대했던 경기에서 참패한 후, 충동적으로 찾은 고등학교 동창회에서 첫사랑 한선호와 재회한다. “너는 담배 말곤 변한 게 없네.” 술자리에 어울리지 못하고 자리를 피한 이명을 따라나선 한선호는 의문스러운 말과 함께 입을 맞춰 오는데……. 갑작스러운 키스에 밀려드는 아련한 첫사랑의 기억. 그들의 호흡이 다시 가빠지기 시작한다. ―본문 발췌 한선호는 이명의 모든 것을 취하겠다는 듯이 그를 빨아들였다. 그리고 그를 엉망으로 만들기로 작정한 듯 안을 휘저었다. 난데없는 키스가 왜 이렇게 열정적인지 이명의 머리는 상황을 따라가지 못했다. 그러나 이명의 몸은 그 키스에 흐물흐물 녹아내리고 있었다. 단단한 혀가 움직일 때마다 몸이 움찔거리며 신음이 새어 나왔다. 숨이 턱 끝까지 차고 다리에 힘이 풀렸다. 그것을 알아채기라도 한 듯, 한선호의 무릎이 이명의 다리 사이로 파고들었다. “하아, 하아, 다, 다리…… 하지…….” “쉿, 다 들리겠다.” 한선호는 놀리듯이 중얼거리고선 다시 입술을 맞부딪쳤다. 정신을 차릴 틈 같은 건 주지 않았다. 이명의 어깨와 허리를 더듬던 손이 내려와 엉덩이를 지나 사타구니에 닿았다. 이제 변명의 여지는 없었다. 전혀 예상치 못한 너의 행동 때문에, 몸이 녹아내리는 키스 때문에 머리끝까지 흥분해 버렸다고 소리 내어 고백한 거나 마찬가지였다. 이명은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숨고 싶었다. “하하, 귀여워.” 한선호가 웃으며 떨어져 나갔다. 그가 손목을 잡아끌며 놀이공원에 가자는 사람처럼 밝게 말했다. “가자.” 이명은 이번에도 그를 막을 수 없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