탕! 천둥소리와 닮은 총소리가 창고를 뒤흔들었다. 납치범의 머리가 수박처럼 산산이 조각났다. 이반이 볼에 튄 피를 손등으로 느릿하게 닦았다.
“씨발, 더럽게.”
그리고는 지윤을 향해 미소 지었다. 예전과 조금도 다르지 않은 미소라서 더욱 섬뜩했다.
“괜찮아요?” “…….” “아, 저 새끼 때문에 그래요? 징그러워서?”
1년 동안 만나면서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던 욕설을 뱉어서가 아니었다. 달달한 미소나 나긋한 말투도 예전과 같았다. 똑같은 얼굴과 똑같은 목소리를 지녔음에도 낯설었다. 그는 완벽히, 다른 사람이었다. 지윤은 말문이 막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가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티셔츠를 훌렁 벗어 머리통이 날아간 시체를 덮었다. 은은한 조명아래 근육의 자잘한 굴곡이 더 선명하게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