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
「현남 오빠에게」는 페미니즘을 주제로 한 단편소설 7권이 묶인 소설집입니다. 작가는 전부 여성이며, 조남주, 최은영, 김이설, 최정화, 손보미, 구병모, 김성중 이렇게 되어 있습니다. 매 이야기가 문학적인 특성을 가지고 있지만 가면 갈수록 사변적이나 공상 과학적인 요소들이 들어간 소설이 많습니다. 첫번째 이야기인 조남주의 「현남 오빠에게」게 너무나 실제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이야기면 마지막 이야기인 김성중의 「화성의 아이」 아예 완전 SF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만약에 페미니즘에 대한 7원의 단편소설이 지루하고 같은 내용만 반복할까 봐 걱정하고 읽지 않는 거라면,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실은, 모든 이야기엔 페미니즘에 대한 부분은 있긴 있지만, 가끔은 그게 무엇인지가 조금 깊이 생각해야 알 수 있거나 다른 문제도 같이 다루니까 지루하지도 진부하지도 않아서 좋았습니다. 조남주의 소설이 그나마 페미니즘 단편소설에서 나올 법한 이야기지만, 책의 시작으로 주제가 뭔지 확실히 보여주는 역할도 하니까 꼭 나쁜 건 아닌 것 같습니다.
제가 이 책을 읽는 데 3년이나 걸렸습니다. 그걸 듣고 이 책이 엄청 싫어했거나, 어려워했거나, 지루했거나 이렇게 생각하기 쉬울 텐데, 아닙니다. 책을 처음 시작했을 때 대학교 2학년 봄학기였는데(영국에서 봄학기는 2번째 학기임), “동아시아 문학 속의 젠더”라는 수업을 위해 에세이 참고자료로 읽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에세이를 위해 좀 다양하게 읽으려고 해서, 한국 작가가 쓴 (단편)소설 최소 5권, 일본 작가가 쓴 (단편)소설 최소 5권을 읽고 싶었고 모두 같은 소설집에서 나오면도 좀 안 좋은 것 같아, 이 소설집 처음에 나오는 3권 만 읽고 다른 책으로 옮겼습니다. 그리고 2년 동안 이 책을 읽지 않고, 중간에 한국도 같다오고, 대학교도 졸업하고, 번역가 일도 시작하고, 마지막으로 대만에 이사 왔습니다. 그리고 대만에 있는 동안 한국 실력이 엄청 떨어질까 봐 좀 더 자주 한국어로 읽기로 했습니다. 근데 책을 많이 가져올 수 없으니까 이미 2년 전에 전재책으로 사둔 책을 읽게 되었고 그 책이 바로 이 책이였습니다. 다시 읽기 시작하고 3개월에 끝냈습니다. 그래도 짧지 않은 시간이였지만,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심지어, 제일 천천히 읽은 구병모의 「하르피아이와 축제의 밤」 제가 (이 책중에서) 제일로 좋아하는 단편소설 중 하나로 뽑았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단편소설집 정말 읽을 보람이 있다는 걸 증명할 수 있는 것은 제가 대부분의 단편소설이 무엇에 대한 이야기였는지 기억할 수 있습니다. 흔치 않은 일입니다 (민망하지만…).
그러면, 조금 더 상세히 각 단편소설에 대한 생각을 정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3년 전에 읽은 소설을 좀 덜 이야기해주면 영서해주세요 ㅋㅋㅋ 기억나긴 나는데 그렇게까지 미미한 것들까지 기억나지는 않습니다.
조남주의 「현남 오빠에게」 : 기본적인 페미니즘 이야기, 여자가 남자친구랑 헤어지려고 편지를 두고 사라지는 이야기. “건강한” 관계는 아니었습니다. 일기나 편지처럼 읽힙니다.
최은영 「당신의 평화」 : 이건 사실은 기억나지 않습니다 ㅋㅋㅋ 근데 즐겁게 읽었다는 걸 기억납니다. 좀 더 상세한 의견을 읽고 싶으시면, 이 리뷰를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페미니즘 소설이나 조남주의 소설을 좀 피하는 스타일이시면, 이 책이 읽을 만한지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김이설 「경년更年」 : 이 권도 읽은지 오래돼서 상세한 줄거리까지 기억나진 않습니다만, 좀 충격적인 요소들이 기억납니다. 그리고 왜 그렇게까지 충격으로 생각하는지 고려하면 왜 이러한 소설이 페미니즘 소설으로 여겨야 하는지도 알 수 있습니다. 이 책은 좀 explicit이였습니다. 야하다고 할 수 없지만, 여성의 몸, 성관계 등 좀 대놓고 묘사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리고 예쁘게, 아름답게, 비유적으로 표현하는 게 아니라 엄청 거칠게, 불편하거나 매력적이지 않은 부분까지 말하니까 아주 raw한 느낌을 줍니다.
최정화 「모든 것을 제자리에」 : 드디어 2024/25년에 읽은 소설이 나옵니다! 여기부터 사변적 요소들이 좀 나타나기 시작하는데, 이 권은 적어도 심리상태가 좀 불안적인 사람의 시선으로 서술한 실제 이야기 같습니다. 주인공이 손에 아토피가 좀 심한 직원인데, 이 직원의 일이 좀 이상합니다. 파괴될 건물에 들어가 사진을 찍고 영상을 찍는 일을 합니다. 이 이야기가 다루는 주제로 사회생활나 직장생활 하면서 친하지 않은 사람이 (어색하거나 좋은 뜻으로) 개인적인 사생활에 대한 질문을 받았을 느끼는 불편함, 직장생활에서 경험할 법한 불안감과 걱정 등 여러 가지 들 수 있고 당연히 페미니즘과 관련 있는 관점에서 주인공의 경험을 서술해주는 소설입니다.
손보미 「이방인」 : 여기부터 정말 거의 SF소설이 나오기 시작하는데, 이건 아마 모든 소설 중에서 가장 답답하고도 즐거웠던 소설이었습니다. 답답한 이유는 너무 짧았고, 끝자기 해결되지 않은 부분들이 좀 너무 많아서 입니다. 근데 대답을 알고 싶고, 이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계속해서 읽고 싶었다는 것만으로 이 소설이 얼마나 즐거웠는지 알 수 있습니다. 재밌고, 수리소설에 나올 법한 요소들이 많아 그런 책을 좋아하시면, 이 책도 아마 좋아하실 것 같습니다. 이 소설을 읽는 동안 가장 페미니즘이 아니라 다른 사회적 문제를 다루는 소설 같았습니다.
구병모 「하르피아이와 축제의 밤」 : 이 소설은 가장 읽기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그냥 언어 측면에서. 「경년」도 어려웠지만, 그건 3년 전이니까 그때 실력이랑 현재 실력이 많이 다르니까 비교하기 어렵습니다.) 이건 SF인지 사변소설인지, 주인공도 자기가 보고 있는 것들이 실화인지 홀로그램인지 등 고민 많이 하는 소설입니다. 이것도 또한 스릴러 같은 느낌이 조금 있었습니다. 스포일러는 안 주니까 더 자세하게 말할 수 없습니다만, 저한데 가장 두려웠던 주제만 알려준다면 아마 방관자에 대한 이야기인 것 갓습니다. 그러니까 여성을 혐오하고 심지어 괴롭히지는 않은데, 그렇게 하는 사람을 말리지도 않고 계속해서 같이 어울리고 협조하고 나서지 않는 행동으로 지켜주는 역할을 하는 사람(특히 남자)들의 책임에 대한 이야기고, 엄청 교훈적인 느낌보다 같이 고려하고 스스로 마음을 정할 수 있게 하는 소설입니다.
김성중 「화성의 아이」 : 아예 완전 SF소설로 끝납니다. (거의. 완전은 아닌데 왜 왠전 SF가 아닌지 스포일러가 될 수도 있으니까 읽어 보면 아실 겁니다.) 인간이 아니지만 인간처럼 느끼는 실험동물이 화성의 미래에 보내게 되는데 화성에 도책했을 때 다른 실험동물들이 다 사망한 상관입니다. 그러나 소련이 처음로 우주로 보낸 강아지 라이카의 귀신(?)이 나타나 주인공을 돌보고 친구이자 엄마 같은 역할을 해준다. 그리고 나중에 로봇도 이 작은 가족의 구성원이 됩니다. 실험동물에 대한 문제를 몇 가지 지적하고, 여성 간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 같습니다. 그리고 임산부에 대한 취급에 대한 요소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아무튼, 아마 주인공이 가장 마음에 드는 소설이고 아주 재밌게, 빨리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