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하지만 따듯하고, 불안하지만 유쾌한. 그렇게 시적인 순간으로 가득 찬 소설.”_심사위원 김인숙·손정수
2021 한경신춘문예 당선작 허남훈 장편소설 『우리가 거절을 거절하는 방식』이 출간됐다. 스무 살. 그때 우리가 꿈꾸고 바랐던 서른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안정적인 회사, 사원증을 목에 걸고 탄탄하게 쌓아가는 커리어, 휴가 시즌이면 떠나는 해외여행, 차곡차곡 모아가는 적금……. 하지만 숨 돌릴 틈도 없이 서른이 되어버린 우리는 여전히 불안정하고, 자주 흔들리고, 꿈을 쥐고 있을 것인지 포기할 것인지를 매 순간 고민한다. 무언가를 새롭게 도전하기엔 조금 늦은 것 같지만, 해보지도 않고 포기해버리기엔 너무 이른 나이. 『우리가 거절을 거절하는 방식』은 2008년 금융위기를 캔버스 삼아 2021년 청춘의 한 페이지를 통과하고 있는 이들의 자화상을 담백하지만 현실적으로, 동시에 유쾌하게 그려낸다.
이 소설은 퇴사와 이직을 반복하며 부단히 꿈을 찾아가는 수영과, 다람쥐 쳇바퀴 구르듯 반복되는 일상의 틈바구니에서도 자신의 사유를 은유적으로 전달하려는 용수의 이야기가 교차되어 흐른다. 특히 주된 서사와 분위기를 이끌어가는 수영은 금융위기 때 언론사를 퇴사하고 보험 영업에 뛰어든 인물. 허남훈 작가는 소설의 시간적 배경에 대해 “당시 청춘들이 고군분투했던 단면을 영원히 소설로 남기고 싶었다. 배경은 2008년이지만 금융위기는 언제든 다시 올 수 있고, 그때의 청춘들이나 코로나 팬데믹을 겪고 있는 지금의 청춘들이나 삶의 위기란 측면에선 크게 다르지 않다”라고 답했다. 실제로 소설은 2008년이라는 시간을 걷어내면 현재 일어나고 있는 일이라고 해도 전혀 위화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그들의 하루는 매일이 폭염주의보이다. 인생은 역시나 녹록지 않고, 사회 또한 호락호락할 리 없다. 『우리가 거절을 거절하는 방식』은 사회에 첫발을 내딛은 청년들의 분투기를 중심으로 그들이 매일 마주하는 사회의 아이러니에 대해 이야기한다. 심사위원 김인숙 소설가의 말처럼, “우울하지만 따듯하고, 불안하지만 유쾌한” 이 작품은 말랑하고 유약한 듯 보이면서도 단단하고 고집 있는 외유내강형 인물들을 통해 사회의 모순 앞에 거듭 좌절하지만 꿋꿋하게 일어나 다시 웃는, 그렇게 지난하고 외로운 시간을 묵묵히 견뎌내고 있는 청년들에게 작은 위로와 응원을 선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