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에게 내가 사주긴 했지만.. 정말 딸이 좋아해서 강추한 책 중 하나이고 이후 이금이 작가의 책들을 다 읽겠다고 도서관에 있는 책들을 다 빌려왔다. 그래서 결국 나도 읽게 되었는데 역시 딸의 추천작답다.
딸은 어른스러운 소희를 제일 좋아하고 나도 그런 소희가 마음이 쓰이지만 너무 어른스럽고 아이답지 않은 모습이 겨우겨우 버티고 있는 것 같아 언제 깨질까 조마조마했다. 결국 그렇게 깨지지 않고 다소 뭔가 아쉬운 끝맺음이었지만 후속작 '소희의 방'에서 서울로 간 소희가 어떻게 될지 기대감이 어린 여운이 남는다.
그리고 오히려 남들만 배려하고 억지로 어른스러워지려고 애쓰는 소희보다는 초반에는 자기중심적이고 너무 떼쓰고 어리다가 갈수록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미르가 훨씬 더 입체적이고 웬지 내 어린 모습이 생각나서 더 와닿는 캐릭터다 (대부분 그렇지 않을까..?) 그리고 바우는 엄마에게 마음 속 대화(편지?)와 들꽃의 은유 등 아름답지만 또한 너무 급격히 변화해서 좀 어색함이 있었고 이 또한 어느 정도 결말이 아쉬웠다.
물론 이런 아쉬움이 다음 책 그리고 아이들의 미래에 대한 기대와 희망으로 연결되기도 하니 어찌보면 작가의 의도일 수도 있겠다. 아이들 각자 가지고 있는 아픔이나 결핍 등을 견뎌내고 더 아름다운 진주를 키울 수 있는 그리고 자기 중심적인 아동기를 벗어나 더 넓은 세상을 발견하고 나아가는 시기에 결국 가장 중요한 힘인 '자기 자신을 사랑하고 믿는' 하늘말나리의 모습을 통해 고통받고 불안해하는 사춘기 아이들에게 응원을 보내는 것 같다.
2021년 개정판은 SNS등 몇십년 전의 초판본과 다른 내용이 많이 들어갔을 거다. (아마 오리농법이나 다문화가정도 최근 개정판에 들어간 게 아닐까..) 초판본도 나중에 한번 읽어보고 싶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너무 무지하고 무관심해서 우리말도 식물도 잘 모르는데 이 책을 통해 참 예쁜 우리말 (미르, 우듬지, 갈마들다, 끌탕, 소담스레)과 식물 이름들(명아주, 구슬붕이, 달개비, 바랭이, 여뀌, 달맞이꽃, 엉겅퀴꽃, 상사화, 하늘말나리, 마타리꽃, 물붕선, 굴참나무, 찔레꽃)을 보니 참 좋았다. 한국소설을 요즘 많이 안 읽었는데 올해는 좀더 읽어 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