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의 말단 사원인 서른 살의 남자가 있고, 그가 순결하게 사랑하는 처제가 있다. 그리고 그 처제와 한가족이 되기 위해 눈물을 머금고 결혼한 바람둥이 아내가 있다. <너희가 재즈를 믿느냐?>는 이와 같은 근친 속의 삼각관계를 끊임없이 반복 설명하며 그때마다 세부적인 디테일들을 조금씩 즉흥적으로 변주한다.
하루 종일 방에서 다섯 개의 비디오를 보며 양파링 다섯 봉지를 걸신들린 듯이 먹어치우고 국산 도색영화에 자극되어 섹스를 하는 부부. 먹고 자극받고 배설하는 것. 이 소설은 이 같은 본능적인 행위를 포장하는 문화적 코드인 '양파링, 비디오테이프, 섹스', '햄버거, 화장실의 낙서, 수음', '김밥, 미니스커트, 간통' 등으로 계속 변주되며 이야기가 진행된다.
작가 스스로 '불협화음과 반복되는 장식음의 변주, 즉흥적인 돌발성을 특징으로 하는 재즈 음악과 같은 글쓰기'로 풀이한 이 소설은 1994년 출간 당시 경박한 말장난에 불과하다는 평과, 새로운 세대의 감수성을 살아 있는 언어로 표현한 작품이라는 극단적인 평가를 동시에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