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를 사십쯤 먹으면 확고한 소신도 생기고, 말과 행동에 자신감도 생기지 않을까 어렴풋이 생각했지만, 그 나이에 다다른 나는 그 기대와는 너무나도 다른 사람이다. 잘 알지 못하고 의도적으로 무시했던 감수성과 가치들에 혼란스러워 하며, '우리 세대는 그런 거 잘 몰라'하며 스스로를 위안하다가도, 남겨진 수십년의 시간을 그런 변명으로 때울 생각을 하면 암담하기도 하다. 그저 번지르한 글과 말 뒤에 숨어 지금처럼 내 앞가림만 하고 산다면, 끝끝내 단 하나의 마음도 온전히 보듬지 못하겠지.